
롱블랙 프렌즈 L
부쩍 ‘사업’이란 무엇일지 곱씹어보게 돼. 지속하지 못하면 그건 실패한 사업일까? 그때, 페이스북에서 게시글 하나를 봤어.
“인썸니아는 에이전시 사업을 종료 중에 있습니다.”
_이성훈 인썸니아 대표
Chapter 1.
성수동 1500만원 사무실 → 개발 에이전시 종료까지
인썸니아, 한때 꽤 잘나가던 개발 대행 에이전시였어. 2016년 1인 개발 외주로 출발했지. 지금까지 350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어. 신차 거래 플랫폼 겟차Getcha, 신선식품 전문몰 헬로 네이처Hellonature 등의 서비스를 개발했지.
2020년 즈음, 인썸니아는 빠르게 확장했어. 스타트업 붐을 탔지. 2021년엔 직원 30명, 연 매출 20억원을 기록했대. 성수동에서 월세 1500만원짜리 150평 사무실로 이사한 적도 있고.
기세가 꺾인 건 시장 환경 때문이야. 스타트업 투자가 얼어붙었잖아. 설상가상 노코드 툴*에 프리랜서 폭증으로 경쟁은 더 치열해졌어.
*코딩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를 의미한다.
그래, 시장이 너무 춥잖아. 서비스 접을 수 있어. 그런데 궁금하더라. 이 대표는 왜 사업 접은 이야길 왜 이리 세세하게 소개하지? 직원은 한 명 남았다는 것, 대방동 공유 오피스를 1인당 월 13만원에 이용하고 있다는 것, SaaS 비용을 아끼려고 플렉스·모두싸인·스티비·채널톡을 다 해지했다는 것까지 페이스북에 낱낱이 밝혔거든.
보통 시작은 요란하게 해도, 서비스 종료는 슬그머니 하는 경우가 많잖아. 뒷얘기가 궁금해져서 인터뷰를 요청했어. 그를 만나러 대방동을 찾아갔지.